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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21닷컴_브랜드스토리] 우리 가까이에 있는 명품 리오하 와인, 파우스티노
등록일
2017.01.03


리오하 와인을 맛보고 레드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람이 꽤 많다. 필자도 예외는 아닌데, 리오하 와인의 매력이라 하면 뭐니뭐니해도 풍부한 과일향에 어우러진 은은한 오크향이다. 리오하 와인을 고르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레이블이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검은 모자를 쓴 남자. 렘브란트가 그린 네덜란드 상인 초상화다. 이 와인을 만든 와이너리는 파우스티노(Faustino). 1861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4대째 가족경영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파우스티노의 파우스티노 1세는 전 세계 리오하 그란 레제르바 시장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 11월 25일 파우스티노의 아시아 담당자와 함께 하는 시음회가 이태원 스페인 클럽에서 열렸다. 파우스티노의 리오하 와인을 등급별로 테이스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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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티노의 리오하 와인들]

 

파우스티노의 리오하 와인에는 총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숙성 등급별 레드 와인 4종과 화이트 와인 1종이다. 각 와인에 붙인 이름도 독특하다. 그란 레제르바는 파우스티노 1세, 레제르바는 파우스티노 5세, 숙성이 6개월 미만인 레드 와인과 숙성 없이 출시하는 화이트 와인은 파우스티노 7세다. 크리안자만 파우스티노 크리안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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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티노 1세 그랑 리제르바 2004 (Faustino I Gran Reserva 2004)]

 

파우스티노의 자랑은 그란 레제르바 등급인 파우스티노 1세다. 파우스티노는 그란 레제르바를 매년 생산하지 않는다. 1964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단 14개 빈티지만 출시했다. 작황이 좋은 해에만 만들기 때문이다. 약 2년 반의 오크 숙성을 거친 뒤 병 숙성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구입해 바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숙성됐을 때 출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우스티노의 셀러는 어마어마한 규모일 수 밖에 없다. 오크 배럴을 5만 개, 병을 총 900만 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오크 배럴의 경우 매년 약 17%는 새것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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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티노의 배럴룸]

 

파우스티노 1세는 병도 특이하다. 사포로 병 표면을 문질러서 색이 뿌옇고 질감도 부드럽다. 병 속에 담긴 와인이 직사광선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 받아서 와인의 품질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병을 금색 가는 철사망으로도 감쌌는데, 이는 모조품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고 리오하의 전통이기도 하다.

파우스티노 1세는 템프라니요에 그라시아노(Graciano)와 마추엘로(Mazuelo)를 소량 섞어 만드는데, 블렌딩 비율은 빈티지마다 다르다. 시판 중인 파우스티노 1세 가운데 가장 최근 빈티지가 2004년이다. 2005년은 현재 숙성 중이며 조만간 출시 예정이라고 한다. 워낙 오래 숙성시켜서인지 파우스티노 1세의 타닌은 매끄러울 정도로 부드럽다. 과일, 산도, 향신료, 미네랄, 가죽, 담배 등 복잡한 향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서로 잘 어우러져 있다. 복합미가 뛰어나면서도 과일향이 전혀 죽지 않았다. 마시고 난 뒤 여운에서는 블랙베리향이 오래도록 입안을 맴돈다. 파우스티노 1세는 육류나 버섯 요리, 숙성된 치즈와 함께 즐기면 더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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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티노 크리안자 2011 (Faustino Crianza 2011)]

 

파우스티노 크리안자는 템프라니요 100%로 만들며 오크에서 14개월 숙성시킨 뒤 병숙성을 거쳐 출시한다.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밭에서 자란 템프라니요를 쓰기 때문에 체리처럼 느껴지는 농축된 붉은 과일향이 일품이고, 여기에 오크 숙성에서 얻어진 향신료향이 복합미를 더한다. 상큼한 베리향을 닮은 개운한 뒷맛이 매력적이다. 파스타 같은 음식에 곁들이기 좋은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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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티노 7세 2012 (Faustino VII 2012)]

 

템프라니요 100%로 만들며 6개월의 오크 숙성 이후 병 숙성을 거친 뒤 출시된다. 체리와 딸기 같은 달콤한 베리향이 풍부하며 후추 같은 향신료향도 느껴진다. 타닌이 부드럽고 산도가 적절해 마시기 편한 스타일이다. 스페인 햄을 얹은 타파스 또는 가벼운 안주류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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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티노 7세 블랑코 2015 (Faustino VII Blanco 2015)]

 

마카베오(Macabeo)라고도 부르는 비우라(Viura) 품종 100%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레몬, 라임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향과 파인애플처럼 잘 익은 열대과일향이 느껴진다. 허브향과 미네랄향도 은은하게 섞여 있다. 젖산발효를 했기 때문에 산도가 부드러워져 와인이 매우 둥글게 느껴진다. 오크 숙성은 하지 않는다. 뒷맛이 깔끔하고 쌉쌀한 견과류 향이 살짝 느껴진다. 닭고기나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에 곁들이기 좋다.

 

파우스티노 와인들은 수상경력도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우리나라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대한민국 주류대상 2015와 2016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와인을 무작정 지하 셀러에서 숙성시킨다는 것은 와이너리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재고 비용이 들어가는 큰 투자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을 때까지 무기한 숙성시키는 파우스티노 1세. 우리 가까이에 있는 명품 리오하 와인이다.


기사입력 2016.12.22 13:12  |  최종수정 2016.12.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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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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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

2005년부터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영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와인에 올인, 영국 Oxford Brookes University에서 Food, Wine & Culture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논문 ‘An Exploratory Study to Develop Korean Food and Wine Pairing Criteria (한국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2014 Global Alliance of Marketing & Management Associations(GAMMA) Conference에서 소개된 바 있다. 2015년에는 영국 런던 Wine & Spirit Educational Trust(WSET)에서 Diploma를 취득했다. 2014년 5월부터 주간동아에 와인칼럼을 연재 중이며, KT&G 상상마당 홍대와 춘천 아카데미에서 와인을 가르치고 있다. 

Sangmi fell in love with wine when she was working as an IT manager in Europe since 2005. In 2012, she left her job to change her career to wine business. In 2014, she earned Master of Art for Food, Wine & Culture from Oxford Brookes University. Her master
’s thesis, 'An Exploratory Study to Develop Korean Food and Wine Pairing Criteria' was introduced at the Global Alliance of Marketing & Management Associations(GAMMA) Conference in 2014. In 2015, she achieved diploma from Wine & Spirit Educational Trust(WSET) London School. She has been writing wine column for Dong-A Weekly News Magazine since May 2014. She is also teaching wine at the KT&G Sangsangmadang in Seoul and Chuncheon.

sangmi1013@gmail.com